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BiT) 기념 성명-
[성소수자에게도 내일이 있다.]
오늘은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BiT :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Biphobia and Transphobia)이다.
35년 전 오늘,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동성애'를 질병 부문에서 삭제했다. 성소수자의 존재를 병리화했던 낡은 혐오에 맞선 성소수자 당사자와 연대자의 투쟁이 이끌어 낸 변화였다.
성소수자를 뜻하는 '퀴어(Queer)'는 원래 “이상하고 별난 성소수자”를 손가락질하는 혐오 지칭어였다. 그러나 퀴어들은 유쾌하게도 그 지칭의 맥락을 전복하고 자긍심의 언어로 취했다. ‘퀴어’는 이제 우리의 정체성 그 자체이자, 사회가 강요하는 '정상성'의 틀을 거부하고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 그리고 다채로운 삶의 방식을 쟁취한 증거가 되었다. 우리의 '퀴어함'은 자긍심의 표현이며, 차별과 억압에 저항하고 기존의 질서에 질문을 던지는 삶의 방식이다.
그동안 한국 사회의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끈질긴 외침과 연대로 조금씩 변화를 이끌어왔다. 최근 대법원에서 동성 커플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판결, 불필요한 수술 없이도 성별 정정을 가능케 한 법원의 판결 등은 혐오에 굴하지 않고 싸워온 우리의 투쟁이 만들어 낸 진일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광장에서, 거리에서, 무엇보다 각자의 삶터에서 포기하지 않고 목소리 내 온 퀴어들의 수많은 외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아직이다. 성소수자 인권 의제가 그동안 정치권에서 얼마나 외면되어 왔는지, 혐오 선동의 도구로 악용되어 왔는지를 우리는 똑똑히 목격했다.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포함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정치권의 의도적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왔고, 군대 내 성소수자 인권을 짓밟는 시대착오적인 ‘군형법 제92조의 6’은 삭제되지 않고 있다. 성소수자의 법적 가족 구성권 등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제도적 공백 또한 여전하다. 심지어 인권을 수호할 책무가 있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현)위원장은 혐오를 '입장 차이'라는 말로 옹호하는 끔찍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권을 외면하는 행정, 시대를 역행하는 사법부의 판결, 그리고 일상에 만연한 차별 앞에서도 우리는 존재한다. 우리는 한국 사회의 여전한 혐오,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지우려는 시도에 강력하게 저항한다. 35년 전 5월 17일의 역사가 증명하듯, 실재하는 삶과 존엄 앞에 차별과 혐오가 설 자리는 없다. 우리는 부당함에 침묵하지 않고, 서로의 존재를 자긍하며, 다만 살아가기 위해 계속해서 투쟁할 것이다.
혐오가 우리를 갈라놓으려 할 때, 우리는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더욱 단단히 연대할 것이다.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우리는 언제나처럼 존재할 것이다.
우리는 요구한다. 국가와 사회는 성소수자 시민이 시민임을 보아라. 지금 당장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시대착오적인 군형법 조항을 폐지하고, 생활동반자법을 제정하여 성소수자를 향한 제도적 배제를 끝내기 위해 노력하라.
5월 17일을 맞아 외친다. 성소수자에게도 내일이 있다. 우리는 지워지지 않는다. 더 이상 혐오에 죽지 않는 세상을 그 끝까지 부르짖을 것이다.
성소수자가 성소수자로 존재할 수 있는, 살아갈 수 있는, 죽지 않는 사회. 모두가 그 존재로 차별 없이 존중받는 평등한 세상을 향해 싸워갈 것이다.
2025년 5월 17일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BiT) 기념 성명-
[성소수자에게도 내일이 있다.]
오늘은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BiT :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Biphobia and Transphobia)이다.
35년 전 오늘,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동성애'를 질병 부문에서 삭제했다. 성소수자의 존재를 병리화했던 낡은 혐오에 맞선 성소수자 당사자와 연대자의 투쟁이 이끌어 낸 변화였다.
성소수자를 뜻하는 '퀴어(Queer)'는 원래 “이상하고 별난 성소수자”를 손가락질하는 혐오 지칭어였다. 그러나 퀴어들은 유쾌하게도 그 지칭의 맥락을 전복하고 자긍심의 언어로 취했다. ‘퀴어’는 이제 우리의 정체성 그 자체이자, 사회가 강요하는 '정상성'의 틀을 거부하고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 그리고 다채로운 삶의 방식을 쟁취한 증거가 되었다. 우리의 '퀴어함'은 자긍심의 표현이며, 차별과 억압에 저항하고 기존의 질서에 질문을 던지는 삶의 방식이다.
그동안 한국 사회의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끈질긴 외침과 연대로 조금씩 변화를 이끌어왔다. 최근 대법원에서 동성 커플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판결, 불필요한 수술 없이도 성별 정정을 가능케 한 법원의 판결 등은 혐오에 굴하지 않고 싸워온 우리의 투쟁이 만들어 낸 진일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광장에서, 거리에서, 무엇보다 각자의 삶터에서 포기하지 않고 목소리 내 온 퀴어들의 수많은 외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아직이다. 성소수자 인권 의제가 그동안 정치권에서 얼마나 외면되어 왔는지, 혐오 선동의 도구로 악용되어 왔는지를 우리는 똑똑히 목격했다.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포함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정치권의 의도적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왔고, 군대 내 성소수자 인권을 짓밟는 시대착오적인 ‘군형법 제92조의 6’은 삭제되지 않고 있다. 성소수자의 법적 가족 구성권 등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제도적 공백 또한 여전하다. 심지어 인권을 수호할 책무가 있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현)위원장은 혐오를 '입장 차이'라는 말로 옹호하는 끔찍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권을 외면하는 행정, 시대를 역행하는 사법부의 판결, 그리고 일상에 만연한 차별 앞에서도 우리는 존재한다. 우리는 한국 사회의 여전한 혐오,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지우려는 시도에 강력하게 저항한다. 35년 전 5월 17일의 역사가 증명하듯, 실재하는 삶과 존엄 앞에 차별과 혐오가 설 자리는 없다. 우리는 부당함에 침묵하지 않고, 서로의 존재를 자긍하며, 다만 살아가기 위해 계속해서 투쟁할 것이다.
혐오가 우리를 갈라놓으려 할 때, 우리는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더욱 단단히 연대할 것이다.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우리는 언제나처럼 존재할 것이다.
우리는 요구한다. 국가와 사회는 성소수자 시민이 시민임을 보아라. 지금 당장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시대착오적인 군형법 조항을 폐지하고, 생활동반자법을 제정하여 성소수자를 향한 제도적 배제를 끝내기 위해 노력하라.
5월 17일을 맞아 외친다. 성소수자에게도 내일이 있다. 우리는 지워지지 않는다. 더 이상 혐오에 죽지 않는 세상을 그 끝까지 부르짖을 것이다.
성소수자가 성소수자로 존재할 수 있는, 살아갈 수 있는, 죽지 않는 사회. 모두가 그 존재로 차별 없이 존중받는 평등한 세상을 향해 싸워갈 것이다.
2025년 5월 17일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